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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 큰스님(제자 영기) 5

포교국장스님 | 2010-08-17 | 조회수 : 533

동산 큰스님(제자 영기) 5

 

 

6.25전, 범어사 청풍당의 겨울안거가 끝난 날이었다.

한 수좌가 동산 스님에게 급히 달려 와서 다급하게 고했다.

“스님, 큰일 났습니다. 큰 스님께서 가보셔야겠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느냐?”

“큰 스님 시봉을 들던 영기 수좌가 법광(法狂)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뭐라? 영기가 법광을 일으켰어?”

 

 

 

동산 스님의 시봉을 들던 영기라는 수좌가 있었다. 동산 스님은

영기에게도 참선수행의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 겨울안거 동안

한철 참선수행을 하도록 허락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영기

수좌가 ‘눕지 않고 잠자지 않는’ 용맹정진을 하다가 그만

실성을 해서 미쳐버렸다는 것이었다. 불가에서는 참선수행을

하다가 도가 지나쳐 제정신을 잃고 미쳐버리는 것을 ‘법광’

이라고 불렀다.

 

 

 

동산 스님이 선방으로 가보니 과연 영기 수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조실 스님이나 앉으시는 선방 어간에 떡 버티고

앉아서 선참수좌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삼배를

올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영기는

스스로 도를 깨달았다고 외치면서 껄껄 웃다가 흐느껴

울다가 하는 짓이 가관이었다. 그러나 영기의 법세는

며칠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 증상이 갈수록 심해져 자칫 하다간 큰 불상사를

 

 

 

일으킬 것만 같았다. 별수 없이 대중공사를 벌인 끝에

영기수좌의 병이 하루 이틀에 나을 것 같지 않으니 그의

속가로 보내기로 했다. 모두들 반대했지만 동산 스님이

스스로 그 아이를 데리고 영기의 속가에 가겠다고 나섰다.

“절에서 병이 들었으니 내가 가서 속가 부모님들에게

사죄를 드리는 게 도리이다. 자, 영기야. 나하고 함께

너희 집으로 가자.”

 

 

 

제자들이 한사코 반대했지만 동산 스님은 기어이

실성한 영기를 데리고 범어사를 떠났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동산 스님은 무릎이 깨지고 여기저기

피멍이 든 채 돌아오셨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으셨기에 이처럼 온 몸을 다치셨습니까?”

“아, 영기 그녀석이 냇물을 건널 적에 날더러 저를 업어서

건너라는 게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집에 안가겠다고

버티면서..... 그러니 별수 없이 내가 그 녀석을 업고 냇물을

건너는데, 냇물 한가운데서 그 녀석이 발광을 하는 통에

그만 물속에 나뒹굴어 이 지경이 되었구나. 그래도 내가

직접 집에 데려다 주었으니 그나마 마음이 덜 아프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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