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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이야기 발우공양(鉢盂供養) 14

포교국장스님 | 2010-07-29 | 조회수 : 751

바루공양[鉢盂供養]  


결제가 되면 범어사 원응료(圓應寮)에는 스님들이 모여서 바루공양을 한다.
오전 11시 10분, 스님들은 장삼위에 가사를 입고 큰방에 법공양을 하기 위하여
모여든다. 강원 학인 스님들이 좌복을 펴고 찬상을 놓고 기다리고 있다.
禪刹大本山 梵魚寺가 말하듯 조용히 앉아 마음을 비우고 선정에 든다.  
무념무상無念無想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다.
묵묵히 앞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편안하게 차분하게 고요하게 일체의
사량번뇌와 망상분별을 버리고 선정에 든다. 무심無心의 세계
아무 생각없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참 좋다.
10분 앉아 있으면 10분 부처님 되는 것이다.
성성적적(惺惺寂寂), 나의 존재가 깨어 있는 것이다.
지금은 나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
조용히 나에게 묻는다   “내가 누고?”

공양은 11시 22분에 타종과 함께 시작한다.
60여명의 대중스님들이 죽비에 맞추어 공양을 한다.
법공양은 엄숙하다 입으로 오관게(五觀偈) 염불을 외우고 입승스님의
죽비소리에 맞추어 공양한다. 특히 여름 하안거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땀이 나고
몸이 끈적끈적하여 인내심이 필요하다
五觀偈 (오관게)
計功多少量彼來處 개공다소량피래처  이 음식은 어디서 왔는고  
忖己德行全缺應供 촌기덕행전결응공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防心離過貪等爲宗 방심리과탐등위종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正事良藥爲療形枯 정사량약위료형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爲成道業應受此食 위성도업응수차식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 받습니다.

우리들이 먹는 찬상에는 요일마다 메뉴가 바뀌는데 오늘은
“김, 김치, 무나물, 두부찌개(두부+무+포고버섯+당근),
국물김치, 깍두기김치. 된장, 시금치 방울도마토, 검정콩,당근,
오이”가 들어 왔다.  
국바루에 밥과 국과 반찬을 넣어서 천천히 씹어서 먹는다.
소리내지 않고 조용히 공양을 한다. 내가  공양하는 바로 앞에는
폴란드출신의 천문(天門)이라는 외국인 스님이 앉아서 공양한다.
우리 음식, 김치, 나물, 고추장도 잘 먹는다. 우리말도 조금하고 큰 불편이
없다고 한다. 강원학인으로 생활하는 천문스님을 보고 대견함이 느껴진다.

공양이란 나와 남을 모두 이롭게 하는것을 공양이라
한다. 공供은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요 양養은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음식을 섭취하여 도업을 이루고자
공양을 받는 것이다. 언제가 중국 항주 천태산 국청사 후원 공양실에
갔는데 스님들이 공양하는 곳에 량피래처(量彼來處)라고 크게 써
붙혀 있었다. 풀이하면 “이 음식 어디서 왔는가?”이다.
내가 이 음식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목발우의 인연을 생각하니 벌써 23년의 세월이 흘렀다.
1986년에 봄 서울 조계사 앞 불교용품점에서 구입했었다.
1982년에 해인사 강원을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가서 살게 되었는데
가장 갖고 싶어든 것이 목발우와 누비 두루막이었다.
나는 기도 부전스님으로 있으면서 열심히 노력하여 내가 원했던
누비 두루막을 구입했었다. 해인사는 산중이라 겨울이 길다.
누비 두루막 없으면 해인사 겨울은 춥다. 해인사뿐만 아니라 겨울은 춥다.
발우도 세월을 말하는지 나의 발우를 손으로 씻으면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난다. 다른 스님들 발우보다 소리가 더 큰 것 같다.
재미 있어서  더 세게 손으로 씻는다. 그리고 鉢巾발건으로 닦는다.

입승스님의 마지막 죽비소리가 들린다.
반식이흘색력충飯食已訖色力充  공양을 마치니 기운이 솟는구나
위진시방삼세웅威振十方三世雄  위엄은 시방삼세 떨치는 영웅이네.
회인전과부재념回因轉果不在念  인연공덕 돌리어 마음에 두지않고
일체중생획신통一切衆生獲神通. 모든 중생들이 깨달음을 얻을 지어다.



범어사 포교국장 합장()()()

 

 

*아래 사진은 중국 천태산 국청사 공양실이며 한산습득 두 분의 살았던

  곳으로 유명하다.
* 량피래처 ~ 이 음식 어디서 왔는가?라는 편액이 중앙에 걸려 있다.
* 수대고찰~ 수나라때 창건한 오래된 고찰이라는 뜻이다.
* 국청사는 국청강사라고도 한다. 아마 선보다는 강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사찰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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