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23일, 보제루 금강계단
현대 사회 필요 덕목, 실천 강조
수불 스님 전계대화상 수계 증명
방장 정여 스님 직접 ‘휘호’ 전달
범어사 금강계단, 전국 最古 계단
불자의 실천 덕목인 보살계 수계산림이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정오 스님)에서 봉행됐다. 범어사 보살계는 124년 동안 이어져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수계산림에는 부산 및 경남 일대에서 7000여 명의 불자들이 동참해 도량을 메웠다.
금정총림 범어사가 4월 22일부터 23일까지 보제루 내 금강계단에서 ‘제124회 보살계 수계산림’을 봉행했다.
보살계 수계산림은 대승불자들이 지녀야 할 계율로서, 범망경을 바탕으로 10중대계와 48경계를 받아 지니고, 현대 사회에 필요한 덕목을 실천할 것을 서원하는 시간이다. 이번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은 범석 수불 율사가 전계대화상을 맡았으며 금곡 화봉 율사, 산현 원창 율사가 갈마아사리와 교수아사리를 담당했다. 존증아사리는 정오, 일광, 혜진, 공마, 용학, 목종, 도경 스님이 7증사로 계단을 증명했다. 유나는 효천 스님, 인례는 심우 스님이 맡았다.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번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은 천수다라니와 노사나불정근, 심지법문 및 축원, 보살계법문이 이어졌으며 수계식 및 계첩 수여로 마무리 됐다.
전계대화상 수불 스님은 심지법문을 통해 “부처님이 중생을 제도하려하셨는지 깊이 인지하고 교화에 앞장서야 한다. 이번 보살계를 받아 불성의 자리를 알고 중생을 제도하는 불자가 되는 계기를 만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많은 사람에게 이익되게 하는 것이 보살의 중요한 덕목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지 정오 스님은 “범어사는 한국불교 현대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보살계 수계를 진행했고 이번 해는 124회를 맞는다”며 “계는 중생으로 하여금 자신을 구속하는 업과 습관과 욕망을 바로 보고 스스로 그 구속와 억압에 의한 악업에서 벗어나게하는 가르침이다. 보살계를 받은 공덕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뤄가자”고 말했다.
연비의식을 마친 후 전계대화상 수불 스님은 부산불교연합회 신도회장과 백영선 범어사 마하다도회 회장에게 계첩을 수여했다. 7000여 불자를 대표해 계첩을 받은 이윤희, 백영선 회장은 삼배를 올리며 계를 수지해 보살의 삶을 살아갈 것을 서원했다.
특히 회향식에서 금정총림 방장 정여 스님이 방문해 보살계를 증명한 3사7증사 스님들에게 직접 적은 휘호를 내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방장 정여 스님은 “보살계를 수지하는 뜻 깊은 자리이다. 계를 받는 다는 것은 천상에 올라가는 사다리와 같은 것이다. 나쁜짓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부모 섬기듯하며, 스스로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며 “오늘 3화상 7증사 스님들을 모시고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계단에서 계를 받는 것은 참석한 모든 대중에게 행복한 일이다. 범어사 유래로 이렇게 많은 불자들이 참석해 보살계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전국 제일로 자랑스러운 일일 것이며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의 역사는 124년이다. 1901년 중국 법원사의 만하 스님에 계맥을 이은 성월 스님이 범어사에 금강계단을 개설했다. 성월 스님의 계는 일봉, 운봉, 영명, 동산 스님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동산 스님은 1826년 대은 율사가 지리산 칠불에서 서상 수계해 금담, 초의, 범해, 선곡, 용성으로 전한 칠불맥을 용성 스님으로부터 전수해 이었다. 범어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게 두 맥을 이으신 동산 스님의 계는 석암, 고산, 수불로 이어졌다.
범어사 금강계단은 칠불의 계를 이은 용성으로부터 전계한 고암 문하의 광덕, 덕명, 흥교율사들과 동산문하의 원사들이 번갈아 전계사로 소임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