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동화의 세계
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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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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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410
먼 동화의 세계
詩 일광
비가 오는 날은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본다.
나뭇잎 처마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지면
머~언 동화의 세계로 간다.
비가 오는 날은
학교에 가지 못했다. 가난하여
우산이 없었던 시절
비를 맞으며 갈 수는 없었다.
그저 비만 바라보았다.
비가 오는 날은
집에서 국밥을 먹었다.
평소 먹는 국밥이지만
그 날 먹는 국밥은 특별히
맛이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은
아궁이에 군불 지피고
방바닥 엎드려
물에 띄운 건빵을 먹으며
독고탁의 만화책을 보았다.
지금의 나를 만나는 날
초가지붕 사이로
빗물은 떨어지고
어머니가 덮혀주는
이불자락에 포근히
잠이 들었다.
2008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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