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 스님이 범어사 청풍당에서 참선수행자 20여명을 지도하고 계실 때였다. 이 당시 사찰의 운영권은 결혼한 스님들이 가지고 있었고 눈치를 보며 얻어 먹는 처지였다. 그런데 범어사 청풍당에서 참선수행을 하는 청정 수좌의 수가 7,8명이었을 때는 그럭저럭 스님들의 양식이 해결되었으나 그 수가 점점 불어나 20여명에 이르니 걸핏하면 저녁 끓일 양식도 없을 때가 많았다. 그러니 죽을지경인 것은 청풍당에 납자는 모여들고 조실 동산 스님은 찾아오는 스님은 무조건 다 받아들이지, 식량은 모자라지... 그래서 원주 스님이 동산 스님께 통사정을 했다. “스님, 이제 제발 더 이상은 새 식구를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죽 끓일 양식도 모자랍니다 스님.” “무슨 소리냐?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 게 불가의 도리이거늘 감히 어찌 수행하겠다고 찾아오는 수행자를 내치란 말이냐?” “수행자 수만 많다고 다 도인 되겠습니까?” “이것 봐라! 닭이 천 마리면 그 중에서 한두 마리는 봉황이 나오는 법이다.” 동산 스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그 후로도 오는 사람은 막지 않았고, 삭발출가 하겠다면 누구도 거절하지 않고 제자로 삼았다. 그래서 동산 스님의 제자가 무려 백여명을 훨씬 넘었다.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