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과일 찹쌀떡·황련사 항산화 카레
사찰별 시그니처 메뉴 한자리 선보여

‘2025 부산국제불교박람회’ 전시장에서는 부산 지역 사찰음식 대표 사찰과 연계한 ‘발우공양 및 사찰음식전’이 운영되고 있다.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이 참가자들과 함께 과일모찌를 만들고 있다. 
‘2025 부산국제불교박람회’ 전시장에서는 부산 지역 사찰음식 대표 사찰과 연계한 ‘발우공양 및 사찰음식전’이 운영되고 있다.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이 참가자들과 함께 과일모찌를 만들고 있다. 

8월 7일 개막한 부산국제불교박람회 사찰음식전은 ‘맛’으로 불교를 배우고, ‘체험’으로 수행을 느끼게 하는 문화의 장으로 펼쳐졌다. 제철 식재료와 수행자의 마음이 깃든 사찰음식 체험과 발우공양 시연 등은 관람객들에게 불교문화를 오감으로 전하고 있다.

박람회장에서는 부산 지역 사찰음식 대표 사찰과 연계한 ‘발우공양 및 사찰음식전’이 운영되고 있다. 범어사, 황련사, 혜원정사, 홍법사, 향수해, 천명사 등 각 사찰과 기관이 준비한 시그니처 메뉴가 한자리에 모였다.

범어사 부스에서는 주지 정오 스님이 직접 참가자들과 함께 과일 찹쌀떡(찹쌀모찌) 만들기를 진행했다. 딸기, 샤인머스킷, 귤을 이용해 찹쌀떡을 만드는 프로그램은 하루 100명 이상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정오 스님은 “음식을 만드는 손길 하나하나가 수행”이라며 “음식을 만들고 먹는 순간까지 깨어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범어사 사찰음식 체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범어사 사찰음식 체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황련사 부스의 시그니처 메뉴는  '황련카레'. 이름만 들으면 카레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오신채를 쓰지 않고 된장을 베이스로 한 음식이다. 항산화 및 항암 효능이 있는 약용식물 ‘황련’의 추출물을 넣어 건강함을 더했으며, 가지·호박·감자·당근·무 등 채소와 과일, 조청으로 단맛을 내 부드럽고 깊은 맛을 완성했다.

황련사 부스의 시그니처 메뉴 '황련카레’를 선보이는 모습
황련사 부스의 시그니처 메뉴 '황련카레’를 선보이는 모습
된장과 약용식물 황련 추출물로 만든 황련카레.
된장과 약용식물 황련 추출물로 만든 황련카레.

황련사 관계자는 “아이들과 시민들이 우리 전통 장류인 된장을 더 많이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개발한 메뉴”라며 “맛과 건강을 함께 전하는 항산화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관람객들은 나물, 연근, 두부 요리부터 전통 장류와 발효식품까지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일부는 직접 조리에 참여하며 사찰음식의 철학과 지혜를 몸소 체험했다. 발우공양 시연에서는 스님과 함께 발우를 펼치고, 한 숟가락 한 숟가락을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 것이 곧 수행”임을 되새겼다.

홍법사 사찰음식 부스에서 음식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홍법사 사찰음식 부스에서 음식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체험에 참여한 김미영(48)씨는 “평소 사찰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렇게 직접 만들고 맛보니 그 담백함과 깊은 맛이 오래 남는다”며 “건강한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이라 몸과 마음이 동시에 편안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수현(35)씨는 “단순히 먹는 게 아니라, 재료 하나하나를 손질하고 모양을 빚는 과정에서 마음이 차분해졌다”며 “앞으로 일상에서도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 같다”고 전했다.

‘2025 부산국제불교박람회’는 오는 8월 10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이어지며, 사찰음식전 외에도 선명상 체험존, 불교문화 전시, 법문과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하성미 부산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