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스님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스님은 금정사 국립공원 승격을 맞아 사찰음식 선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스님은 “범어사와 금정산의 불교 사상과 수행프로그램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스님은 금정사 국립공원 승격을 맞아 사찰음식 선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스님은 “범어사와 금정산의 불교 사상과 수행프로그램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특별인터뷰 ■  

 

오는 7월 유네스코 부산회의 맞아 특별전 마련

용성스님 등 직접 발굴한 고승 유묵 ‘한자리’

선찰대본산에서 힐링하는 ‘비오마인드(BEO Mind)’ 추진

“선명상·사찰음식 가치 전 세계인에 알릴 것”

최초의 도심 속 국립공원으로 대한민국 자연인문환경에 새 역사를 쓴 금정산 국립공원 선포식이 3월20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지난해 10월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고시된 이래 국립공원에 걸맞는 ‘예우’를 하느라 범어사 주변에는 현재 단장이 한창이다. 범어사 입구에 국립공원 금정산 비를 세웠고, 일주문으로 향하는 길을 넓히는 중이다. 부산시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금정산 국립공원 승격을 이끌어 낸 범어사의 감회는 특히 남다르다. 지난 3월11일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정오스님을 만나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과 의미, 범어사의 계획 등을 들었다.

금정산은 산 이름에서부터 계곡과 능선 바위 곳곳에 서린 역사까지 산 전체가 불국토다. 금정(金井)이라는 산 이름,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 고승의 이름에서 나온 의상봉, 원효봉, 화엄벌 금정산 전체가 불국토다.

금정산의 8%를 차지하고, 1600여년 불교 역사를 간직한 범어사, 범어사를 품은 금정산(金井山) 곳곳의 암자와 길, 숲과 계곡 모두 범어사의 일부분이며 역사며 미래다. 일주문에 뚜렷이 새긴 선찰대본산(禪刹大本山) 현판에서 보듯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본사 범어사(梵魚寺)는 한국 선종 가람의 본산이다. 경허선사가 기호 지방에서 영남으로 오기 전부터 성월스님이 선원을 열고 참선 정진했으며, 일제 시대에도 부처님 이래의 청정 불교, 민족불교를 지켰다. 

주지 정오스님은 금정산의 자연과 역사, 범어사의 수행가풍이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맞아 더 깊이 시민과 불자들의 마음과 생활 속으로 스며들도록 고심한다. 스님은 금정산국립공원 지정에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하여 종단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부산을 대표하여 이에대한 감사부터 표했다.

“총무원 사회부와 국립공원공단과 긴밀히 협력하여 국립공원 지정에 노력했고, 앞으로도 금정산의 환경보존과 국민들의 마음 쉼터로 더 많은 역할을 하는데 범어사와 종단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국립공원 지정, 환경보존과 부산시와 시민들을 위해 헌신한 점 등을 높이 인정 받아 3월20일 국립공원 지정 선포식에서 대통령 포장을 받을 예정이다. “총무원장 스님께서 받아야 할 훈장인데 제가 받게 돼 영광”이라고 공을 총무원장 스님에게 돌렸다.

올해는 부산시가 정한 ‘부산 방문의 해’이고, 최초의 도심 국립공원 금정산이 공식 지정된 첫 해다. 7월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 회의가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에서 범어사에 거는 기대도 한층 커졌다. 주지스님은 “부산을 찾는 외국인이 350만명이 넘었으며 앞으로는 500만 나아가 5000만 관광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부산은 해운대 광안리 등 유명한 관광지가 많지만 범어사를 빼고 부산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부산 문화유산의 60% 이상을 범어사가 소장하고 있으며, 자연과 인문이 어우러진 천년고찰 범어사의 풍광은 한국의 역사와 미를 대표하니 전 세계인들이 발길이 밀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유네스코 위원들과 해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범어사의 정신과 사상을 관통하는 선(禪)의 정수를 범어사에 주석했던 역대 고승들의 자취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범어사는 19세기 말 경허선사가 주석해서 선풍을 드날려 암자 마다 선원을 개설하고 선객들의 화두정진이 멈추지 않았으니 경허선사가 입적한 1912년 선찰도량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후 만공스님, 용성스님, 동산스님 등 근현대 기라성 같은 고승이 주석하며 선도량의 선풍을 이어 오늘의 범어사 대중들에게 면면히 흐르고 있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앞장서고 일제강점기 용성스님 만해스님 등이 주석하며 민족 독립 의지를 고취했다. 6·25 때는 현충원으로 국가에 기여한 호국도량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사를 고승을 통해 보여주고자 5월에 고승유묵전을 개최하려 준비 중이다.”

주지 스님은 이 유묵전 개최를 위해 주지 취임 직후부터 고승의 자취를 찾아 다녔다. 그리하여 만공스님, 용성스님, 동산스님, 만해스님, 성철스님과 통도사의 경봉스님, 구하스님 등 그간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고승이 남긴 글씨를 확보했다. 특히 그간 소수에 불과했던 동산스님의 글씨를 많이 확보할 수 있어 큰 기쁨이다. 스님 집무실에 걸린 동산스님의 ‘만법귀일’(萬法歸一) 도 그 중 하나다. 스님은 “이 방에는 복사본을 두고 원본은 박물관에 모셨다”며 “보는 큰스님들 마다 글씨에 감탄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만해스님 글도 어렵게 구했는데, 세계여일화(世界如一花)라는 표현이 이채롭다”며 처음으로 공개했다.

 주지 스님이 만해스님의 ‘세계여일화’글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는 모습.
 주지 스님이 만해스님의 ‘세계여일화’글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는 모습.

 

스님은 “국립공원 지정을 기념하고 고승의 선풍을 널리 알리는 고승유묵전에다 오는 7월19일부터 29일 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전 세계인들을 위해서는 별도의 전시회를 기획한다”며 “신안 앞바다에서 건져올린 고려 청자 중에서 발우만을 모아서 전시를 한다”고 귀띔했다.

범어사 사중 스님과 신도들 그리고 주지 스님이 심혈을 기울여온 청년대학생 불자들과 금정산 국립공원 공식 지정을 축하하고 자연과 더불어 공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다지기 위해 오는 28일 삼보일배 수행한다.

스님이 가장 중점을 두는 가치는 마음 치유다. 스님은 금정산을 단순히 관광하고 등산하는 소비가 아닌 머물며 돌아보는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비오마인드(Beomeosa Experience of Mindfulness, BEO Mind)’라는 명칭에 그 뜻이 모두 담겼다. 스님은 “B는 범어사이며 부산이고 E는 체험이며 경험이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자비(悲)와 깨달음(悟)이기도 하다”며 “불교적 삶의 방식을 현대 웰니스로 확장한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정오스님은 “범어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고 삶의 방향을 찾는 수행 공간이라는 취지에서 ‘비오마인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불교 수행의 지혜를 현대인의 삶과 연결하여 마음 치유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금정산 국립공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범어사에서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수행적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끝으로 금정산 국립공원 공식 지정 의미를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금정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부산 시민의 삶과 역사, 한국 불교의 수행 전통이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특히 범어사는 1300여 년 동안 금정산의 품 안에서 수행과 전법의 등불을 밝혀온 사찰로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삶의 가치를 지켜왔다. 이번 국립공원 지정으로 금정산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동시에, 그 안에 깃든 문화와 정신적 가치까지 함께 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부산=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사진=유지호 부산지사장 kbulgyo@ibulgyo.com

[불교신문 3913호/2026년3월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