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정총림 범어사가 개산 1347주년을 기념하는 법석을 열고 의상 대사의 창건 원력과 화엄의 법맥을 이어가는 장엄한 법등을 밝혔다. 올해 의상 대사 탄신 1400주년을 맞아 불법의 뿌리를 되새긴 범어사는 신심과 전통이 어우러진 도량의 면모를 드러냈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정오 스님)는 10월 30일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산 1347주년 기념 개산대재’를 봉행했다.



이날 법석에는 방장 여산 정여 대종사를 비롯해 수좌 수불 대종사, 주지 정오 스님, 강주 용학 스님 등 교구본사 스님과 본말사 주지 스님이 참석했으며, 이윤희 부산불교연합신도회장, 성희엽 부산미래혁신부시장, 이대석 부산시의회 부의장, 김석준 부산교육감, 윤일현 금정구청장, 하정선 불교TV염불공양회 회장 등 사부대중이 함께해 의상 대사의 창건 뜻을 기리고 법맥 전승의 의미를 되새겼다.




법요식은 법성게 독송과 육법공양,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헌향 및 헌다·헌화가 이어졌으며, 강주 용학 스님이 조사 스님의 행장을 소개했다. 이어 주지 정오 스님이 봉행사를 전했고, 방장 정여 스님이 법어를 설했다.

정여 스님은 “혼탁한 세상은 우리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며 “마음이 맑고 깨끗하면 보이는 세계도 청정하고, 마음이 어둡고 답답하면 세상도 어둡고 혼탁하게 보인다”고 설했다. 또한 “의상 대사께서 산문을 여신 것은 모든 중생의 고통과 번뇌를 맑고 청정한 부처님 마음으로 바꾸어 주기 위함”이라며 “화엄의 가르침은 혼탁한 마음을 가을 하늘처럼 맑고 따뜻하게 해 가정과 사회, 국가가 화합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이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정오 스님은 봉행사에서 “의상 조사 스님께서는 화엄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중생 제도를 위한 큰 원력으로 금정산 자락에 범어사의 터를 잡으셨다”며 “1300여 년 동안 범어사는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 불법의 등불을 밝혀 왔고, 수많은 중생의 마음에 의지처가 돼 그 가람은 더욱 찬연히 빛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축사는 성희엽 부산미래혁신부시장이 대독했고 이대석 부산시의회 부의장, 김석준 부산교육감, 윤일현 금정구청장이 축사를 전했다.

이윤희 부산불교연합신도회장은 인사말에서 “의상 대사께서 범어사를 창건하신 지 1347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나라가 평안하고 중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원력을 담아 개산대재를 성대히 봉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범어사는 한국 선불교 전통의 맥을 이어온 선찰대본산이자, 부산의 대표 사찰로서 우리 정신문화를 꽃피워 온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며 “매년 가을 열리는 개산대재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의상 대사의 정신을 기리는 최고의 제전이자,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축제의 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범어사 개산대재는 의상 대사 탄신 1400주년을 함께 기념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의상 대사는 625년 신라 진골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644년 황복사에서 출가했고, 당나라 양주로 유학해 화엄종 2대 조사 지엄 스님 문하에서 8년간 화엄학을 수학했다. 귀국 후 7언 30구 210자로 화엄사상의 핵심을 도식으로 표현한 ‘화엄일승법계도’를 제작했으며, 678년 왕명에 따라 범어사를 창건하고 화엄십찰을 세워 화엄대교를 널리 전했다.
하성미 부산주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