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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이야기 심검당(尋劍堂) 8

포교국장스님 | 2010-07-23 | 조회수 : 424

심검당(尋劍堂)



심검당(尋劍堂), 칼을 찾는 집, 이것이 심검당의 이름이다.
칼은 사찰에서 즐겨 사용하는 개념이 아니다. 그것도 스님들이
살고 있는 요사채 당호에 칼 검(劍)자를 사용하는 것은 그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이 비장함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왜 칼 검자를 당호에 붙였을까?”
“왜 칼인가?”
화두(話頭)를 들어 본다.
과거부터 익혀온 생활습관을 불교에서는 업이라고 하고 번뇌라 한다.
심검당(尋劍堂)은 선수행하는 스님들이 마음의 무명번뇌를
제거하기 위하여 지혜의 칼을 찾는 선실(禪室)이다. 사람은
탐진치 삼독이 치성한 존재이다. 삼독은 지혜의 보검이라야
제멸 시킬 수 있다.
삼독 가운데 탐애貪愛가 가장 근원이 되고 근본이 된다.
우리의 존재를 보라 우리는 욕망의 덩어리이다. 욕망의 전차,
욕망의 버스, 욕망의 자동차가 끝 모르고 앞을 향하여 질주한다.
욕망의 동차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선수행은 욕망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역할이다.
욕망의 불길은 지혜의 보검만이 제멸 시킬 수 있다.
깊은 내면의 세계로 침잠하여 반야보검을 찾으라
반야보검이라야 질기고 모진 번뇌가 멸진되는 것이다.
禪선 祖조상 禮예배 祀제사  祈기도의 한문글자는 모두
“보이다”라는 한문 보일시(示)로 시작된다.
선(禪)은 보일시와 홀로단의 합성어이다.
홀로 조용히 앉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내 자신 내면과 만나는 것을 선이라 한다.  이것을 성성적적
(惺惺寂寂)이라 하는데 참나, 깨어있는 나를 말한다.
나의 존재가 살아 있어야 무명번뇌는 자연히 소멸된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조용히 앉아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라

 

 

취모검(吹毛劍)이 있다 취모검은 불교의 고준한 지혜를 예리한
칼날에 비유한 것이다. 머리카락을 칼날위에 올려 놓으면 저절로 잘려 나간다.
이것이 취모검이다. 취모검이라야 모질고 독한 무명번뇌를
제거 할 수 있다. 경허선사가 살았던 천장암에 염궁문(念弓門)이
있다. 생각의 번뇌를 화살에 날려 버린다는 의미이다. 칼, 화살은
모두 번뇌를 자르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심검당은 원래는 선원이었으나 사찰의 규모가 커지면서
원주실(院主室)로 사용하고 있다. 원주실은 각종 신앙상담,
기도법회, 49재 의식, 불공등을  문의 받는 사무실이다.




최인호 소설 “상도”의 내용이다.
의주상인 임상옥이 어린시절 아버지 임봉핵을 따라 석숭큰스님 문하에서 1년동안
공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소설의 가장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활인검 살인검은
어린 임상옥이 손에 칼이 있다는 화두를 갖게 한다. 어린 영혼에 칼이라는 섬짓한
의단을 만들어 주고 궁극적으로 활인검으로 승화하는 내용이 이 소설의 주제이다.
본문을 요약하여 올려본다.  
  

“임상옥은 열다섯 살의 나이 때 일년간 추월암에서 행자생활을 하였었다.
아버지 임봉핵이 추월암에 임상옥을 밀어넣은 것은 이 암자에 석숭이란
큰스님 한 분이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날 임상옥이 가까이 오자
석숭 스님은 느닷없이 말하였다.
"이 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  "..모, 모르겠습니다. "
그 순간 스님의 큰 손이 임상옥의 머리통을 한 대 후려쳤다.
너무나 아파서 눈물이 나을것 같았다
"이놈아, 그것도 몰라. 이놈아, 그것을 알 때까지 모르면 계속 대갈통을
두들겨 맞을 것이다. "만날 때마다 석숭 스님은 주먹을 내밀고 임상옥에게
이 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고 물었다. 임상옥은 죽을 맛이었다.
어느날은 어린 임상옥이 주먹을 쥐고 석숭에게 내밀면서 말하였다.
"큰스님, 이 손 안에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 의외의 공격이었다.
'내 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냐구."  "손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칼이다. "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석숭은 뒷짐을 지고 산으로 사라졌다.


이튿날이었다. 석숭스님은 다시 손을 내밀며 임상옥에게 물었다.
"이 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
이미 정답을 알아버린 임상옥이 쾌재를 부르면서 기다렸다는 듯 말하였다.
"큰스님의 손 안에는 칼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 옳거니,"
"그렇다면 이 손에 들어 있는 칼이 사람을 살리는 칼이냐, 아니면 이
손에 들어 있는 칼이 사람을 죽이는 칼이냐." 전혀 뜻밖의 또 다른
질문이었다. 임상옥으로서는 난감한 질문이었다. 임상옥으로서는 '모,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으며 또다시 한 방 얻어맞고 쓰러지는 고통의 나날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임상옥은 함께 살고 있는 젊은 법천 스님에게 물었다.
법천스님은 임상옥에게 석숭 스님이 다시 물으면 이러이러하게 대답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다음날이었다. 석숭스님은 손을 내밀며 물어 말하였다.
"이 속에 들어 있는 칼이 사람을 죽이는 칼이냐, 아니면 살리는 칼이냐."
"큰스님의 손 안에 들어 있는 칼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칼이며 또한
살릴 수도 있는 칼입니다. "


석숭스님은 여느 때처럼 한 방 때리지 아니하고 느닷없이 가마솥의 뚜껑을 열어 보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놈아,밥물이 적다. 물을 더 집어 넣거라."
신통하게도 이후부터 임상옥에게는 석숭으로부터의 질문세례가 없어졌으며
따라서 얻어맞는 일도 신통하게도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산을 내려가기 전 임상옥은 큰스님 석숭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되었다.
"큰스님,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
"큰스님 손에 들어 있는 칼을 보여 주셨으면 합니다. "
"큰스님,손 안에 들어 았다는,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칼을 보여 주셨으면 합니다. 큰스님, 마지막 부탁이나이다. "
그때였다. 침묵으로 일관되던 방안에서 마침내 석숭 스님의 목소리가 터
져 흘렀다."정말이냐. 그 칼을 보고 싶다는 말이 진심이냐."
"보고 싶습니다. " "그 칼을 보여 줄 터이니 방안으로 들어오너라."
갑자기 방안으로 들어오는 임상옥을 맞받아 석숭 스님이 한 손으로 후려쳤다.
쓰러진 임상옥의 몸을 일으키면서 석숭 스님이 부드럽게 말하였다.
"어디 다친 데는 없느냐."


"네 놈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칼을 보여 달라고 해서 보여
주었는데 뭐가 그리 어리등절하냐."  "그 칼이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볼멘소리로 임상옥이 따져 물었다
"좀 전에 보지 않았느냐.네 놈이 얻어맞아 거꾸로 처박힌 것은 사람을 죽이는 칼이요,네
놈을 부축하여 일으킨 것은 사람을 살리는 칼이다. 그러니 네 놈은 이미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칼을 네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다. "
"그 칼을 똑똑히 보았으면 잘 가거라."
그리고 방문이 굳게 닫겨버렸다


범어사 포교국장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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