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7~18일 청룡동 및 경내
시민과함께 달빛명상걷기 체험
세계평화를 위한 범어사 선언문
개산조 의상대사 창건정신 되새겨
의상대사가 창건한 범어사가 개산1346주년을 맞아 화엄도량으로서 창건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국불교의 선(禪)명상을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정오스님)는 10월18일 대웅전 앞마당에서 ‘제1346주년 금정총림 범어사 개산대재 법요식’을 봉행했다.
법요식은 방장 여산 정여대종사, 주지 정오스님, 강주 용학스님을 비롯해 이윤희 범어사 신도회장, 이헌승 국회정각회 회장, 윤일현 금정구청장, 하정선 BTN염불공양회장, 정분남 여성불자회장, 백명숙 부산파라미타청소년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명종5타, 삼귀의, 반야심경, 헌향 및 헌다, 헌화 및 내빈소개, 범어사 연혁 및 조사스님 행장소개, 봉행사, 인사말, 축사, 청법게, 법어, 축가, 사홍서원 순서로 진행됐다.
방장 정여대종사는 법어를 통해 "범어사는 134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화엄사상을 중심으로 변함없는 가르침을 이어왔다"며 "우리 모두가 본래의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전 세계로 퍼져 모든 사람들이 자비와 화합으로 하나 되어 전쟁과 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주지 정오스님은 봉행사에서 “오늘의 개산대재는 단순히 범어사의 창건을 기념하는 자리가 아니라, 의상대사의 원력과 창건 정신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고 그 뜻을 후대에 전승할 것을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다”며 “범어사는 앞으로도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세상에 널리 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불교 문화와 교육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범어사는 법요식에 앞서 10월17일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달빛 걷기 명상 대회’를 개최하며 부산 시민들과 선명상을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걷기명상에는 범어사 주지 정오스님을 비롯해 부산 지역 시민과 불자 300여 명이 참여하여 가을밤 달빛 아래서 명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의 평화를 찾는 특별한 경험을 나눴다.
걷기명상은 범어사 진입로 입구에 위치한 경동아파트에서 시작해, 보제루 앞마당까지 약 2.2km의 산길을 따라 LED 촛불을 들고 묵언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스님들의 안내에 따라 호흡을 알아차리며 고요히 걸음을 옮겼고, 산길을 따라 범어사의 역사와 가르침을 되새기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걷기 명상이 끝난 후 범어사 보제루 앞마당에서는 싱잉볼에 맞춰 금정총림 방장 정여대종사의 선명상이 진행됐다. 특히 정여대종사는 이 자리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범어사 선언문’을 발표하며 전 세계가 하나 되어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여대종사는 “전쟁 종식과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온 세상 사람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며 “부처님의 대자대비 정신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따뜻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화합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모든 사람, 모든 생명 특히 어린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생각하면서 더 이상 슬픔과 아픔이 없도록 온 세상이 평화롭게 살도록 간절히 염원하면서 세계평화를 선언한다”며 세계평화를 위한 범어사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어 싱잉볼 연주와 함께 가을 산사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클래식 공연이 열려 참가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범어사는 개산대재를 맞아 10월17일부터 21일까지 경내에서 다양한 전시 행사와 공연을 진행하며 시민들과 범어사의 유구한 역사를 나누고, 호국도량으로서의 범어사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2024 범어 독립문화제 사진전’을 통해 3.1운동과 독립운동 당시 범어사의 활동을 기념하며, 6.25 전쟁 당시 범어사가 야전병원 및 현충원의 역할을 수행했던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시된 사진은 100여 점에 이르며, 범어사가 호국정신의 상징적인 장소였음을 보여줬다. 범어사금정불교대학 민화반의 민화 작품 전시회도 함께 열려, 불교 미술과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범어사를 찾은 시민들은 불교 문화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세계평화를 위한 범어사 선언문 지금 세계 모든 사람은 깊은 충격과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지구촌 곳곳에 전쟁이 일어나서 아무 죄도 없이 많은 생명이 죽어가 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인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 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이란으로 점점 확대일로에 있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속에 군인들뿐만 아니라 숱한 민간인이 희생되고, 심지어는 순수하고 천진한 어린아이들까지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해맑게 자라나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소중한 어린이들을 무고하게 학살하는 전쟁은 우리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깊은 슬픔과 상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더 이상 전쟁을 방치할 수 없습니다. 어떠한 명분으로도 전쟁은 지속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전쟁 종식과 지구촌의 평화를 위하여 온 세상 사람들이 함께 나서야 합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생명을 더 이상 희생되게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전쟁은 종식되고 서로 이해하고 평화위한 길을 함께 열어나가야 합니다. 부처님이 대자대비하신 사랑의 정신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따뜻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화합해 나가야 합니다. 모든 사람 모든 생명 특히 어린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생각 하면서 더 이상 슬픔과 아픔이 없도록 온 세상이 평화롭게 살도록 간절히 염원하면서 세계 평화를 선언합니다. 세계평화를 위한 범어사 선언문 첫째, 전쟁은 종식되어야 합니다. 원효선사의 화쟁사상으로 인류가 화합하고 다툼이 없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더이상 대립과 갈등으로 전쟁이 확산되고 뭇 생명이 희생되는 전쟁은 즉각적으로 중단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순수하고 착한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꿈과 희망으로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도록 지구촌 모든 사람이 함께 노력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차별 없이 자비를 실천하고 평화의 대열에 함께 동참할 것을 호소합니다. 생명과 생명은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의 고통이 곧 모든 이들의 고통과 아픔입니다. 우리가 모두 따뜻한 마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화합하는 마음으로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세계 평화가 깃들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마음과 마음을 모아 모든 정성을 들여서 함께 기도드려야 합니다.
불기2568년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여산 정여 합장 |